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은 어렵게 시작됐고 꼭 성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하고,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당사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책임질 당사자가 누구냐’는 물음에 “당장 크게 국민을 좌절시킨 분이 있지 않냐. 그리고 의사단체들에서 ‘그 사람하고는 죽어도 (대화를) 못하겠다’고 한다”며 사실상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지목했다.
특히 4일 박민수 차관의 발언이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박 차관은 전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전화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경증”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차관이 쉽게 내뱉은 경·중증 판단은 의사들도 쉽지 않은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쉽게 경·중증 판단이 가능하다면, 현재 국정운영의 상태는 진작부터 중증”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차관은 “일반화한 발언이었고, 의식이 있다고 해서 다 경증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다만 대통령실 일각에선 박 차관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차관이 언론 상대 브리핑을 할 때나 공개 발언을 할 때 조금 더 잘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지난 2월 19일 정부 브리핑에서도 ‘의사’를 ‘의새’로 들리게 발음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정부는 추석 대비 응급의료특별대책을 수립하고, 지자체에 비상의료관리 상황반을 설치해 대비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권역 응급의료현장에 대통령실 1급 비서관을 파견해 직접 소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