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금융 고강도 검사 착수…임종룡에 칼 빼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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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9.02. 오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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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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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정기검사
횡령·부당대출 등 검사 핵심
계열사 인수합병 특혜 의혹 등도 들여다볼 듯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권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시행 관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횡령부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에 대한 진상 파악이 검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과 보험사 인수합병의 적절성 여부 등도 들여다 볼 것으로 전해져 결국 금융당국의 칼날이 임종룡 회장 등 최고경영진을 겨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우리금융 등에 대해 다음 달 초부터 정기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통지했다. 금감원 정기검사는 통상 한 달 이상 소요되며, 우리금융이 이를 받는 것은 약 3년 만의 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날 우리금융 측에 정기검사 진행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 본점과 영업점에서 대규모 횡령이나 배임 사건이 발생했고,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당대출이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 이슈가 심각하다는 판단이 검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은행 현장 검사 결과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규모는 42건, 616억 원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이 기준과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정적 대출로 나타났고, 나머지도 대부분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임 회장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 등도 금감원의 검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지난달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가 어음발행 인가를 받으려면 자기 자본 4조 원 이상을 갖춰야 하지만 우리종금이 증권업을 추가하며 자본 규모와 상관 없이 발행어음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자본금은 1조 1500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금감원은 합병 예비인가 과정에 금융위원장 출신 임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한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아울러 비은행 강화의 핵심 퍼즐인 보험사 인수 추진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사업계획 타당을 문제 삼을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 받아도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지적이다.

우리금융은 조만간 금융당국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의 자회사 인수를 위한 승인 심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강력한 제재를 시사하는 등 금융당국의 칼날이 우리금융과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원장은 지난달 25일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부정 대출 관련자에 대한 직접적 제재는 물론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에 대한 기관제재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만약 기관제재가 떨어지면 인수 건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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